사람마다 각자 리더로서는 이래야 한다는 어느 정도의 기준을 세울 겁니다. 저도 평소에 리더라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때면 최대한 제가 세운 기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물론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죠. 제대로 전부 지키지도 못했고요.

슬로우뉴스 편집팀 일원이 된 이후, 민노씨와 대화도 자주 나누고, 일 처리를 하는 방식을 지켜보고,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은 제가 생각하던 좋은 리더로서의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더의 덕목1: 희생정신

제가 생각하는 리더의 덕목 중 하나는 바로 희생입니다. 여느 회사에나 항상 자기 일을 부하 직원에게 미루기만 하는 상사가 있는데, 이런 상사와 정반대의 모습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팀원 그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일까지 뺏어서 하다시피 일하는 모습. 편집위원인 써머즈님은 "민노씨는 모든 걸 슬로우뉴스에 갈아 넣고 있다."라고 까지 표현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슬로우뉴스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리더의 덕목2: 책임감

슬로우뉴스 편집팀원을 권유하기 위한 자리에서, 민노씨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몸빵, 돈빵은 못해도 마음빵은 해드릴 수 있습니다. 으하하하하하."

당시엔 이 말을 듣고 도대체 '마음빵'은 무엇일까,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민노씨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면,

  1. 마음빵: 이성복 식으로 말하면 "무력한 기도의 방식"이랄까. 형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대개의 경우에 무익하거나 영향력이 전혀 없다. 다만 마음이 없다면 몸이 움직이지 않으니 무시할수만은 없는 노릇. 그리고 마음이 없는 몸은 강요 혹은 가식이라서 지속하기 어렵다.

라고 써놨는데, 사실 전 항상 민노씨의 글이 너무 수준이 높아 어렵게 느껴져서 이 말도 잘 이해가 안 됩니다. 하지만 제가 한 사건을 통해 '마음빵'의 정의에 대해 어렴풋이 알 수가 있었습니다.

편집팀에 합류하고 나서, 다른 팀원들이 내부적으로 작성했던 글과 대화 기록을 모두 볼 수가 있었는데, 그 중 한 글타레에 눈이 갔습니다. 팀원끼리 한 사안에 대해 어떻게 처리를 할까 논의를 하다가 결국 누군가 책임을 저야 하는데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크니 조심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민노씨가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고, 이런 게 편집장이 해야 할 일이 아니겠냐고 나섰고 다른 팀원들도 용기를 얻어서 적극적으로 나가기로 결론이 났습니다. 아 이런 게 '마음빵'이구나...

리더의 덕목3: 포용력

넓은 아량은 리더의 기본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에서도 민노씨를 은근히 디스하는 표현들이 종종 등장하지만, 민노씨는 전혀 개의치 않을 것입니다. 종종 다른 사람들이 짖궃게 장난을 쳐도 "으하하"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넘길 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저 같으면 한 대 치고 싶었을 텐데...

물론 제가 이렇게 사소하게 놀리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만, 대의를 위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 분노하고 반대하고, 또 행동하지요.

리더의 덕목4: 독특함 (aka 비범함)

멋진 리더를 보면 저 같은 보통인간과는 다른 비범함을 갖추고 있더군요. 민노씨에게도 일반 사람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외모만 봐도, 멋있는 수염과 두건이 도드라집니다. 그리고 말투도 매우 독특합니다.

파워블로거 민노씨의 외모와 말투

리더의 덕목5: 적극성

민노씨는 참 적극적입니다. 아직 슬로우뉴스에 합류하기 전에, 기고를 부탁하면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도 상대편이 기분이 나쁘진 않게 선을 잘 지켜가면서 적극적으로 다가서더군요.

리더의 덕목6: 비(非)권위주의

민노씨는 '편집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긴 하지만,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공동 편집인 시스템이다. 내가 편집장이지만 권한이 더 강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권한의 사용 횟수가 많기는 하다. 나도 글을 쓰지만 가장 많이 '킬' 당한다. (편집위원들이) 서로가 수평적인 동등한 관계다. 서로 의견을 나눠서 '논리적 구성에서 빈틈이 있다'는 의견 한두 개만 나와도 보류한다. 보류는 보강해야 한다는 얘기다. " -미디어오늘 인터뷰 중

그렇지만 타이틀에서 오는 책임감은 있죠. 이렇게 대표로 다른 곳에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의무도 따르고요. 보통 이렇게 한 조직의 대표성을 띄는 위치에 있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권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는데, (대표적으로는 군대에서 병장을 달면 순둥이도 권위적으로 변하죠) 민노씨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권위는 내려놓고, 대신 의무는 끝까지 완수하더라고요.

결론

아직 민노씨를 오래 안 건 아니어서 제가 이렇다저렇다 평해도 되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디스가 다수 함유된~ 칭찬이니 괜찮겠죠? 배포가 큰 민노씨니...

그러니깐 이렇게 멋진 편집장이 있는 슬로우뉴스에 우리 모두 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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